잡다지식오지랖스

작년 2020년 5월경.

10년 넘게 쉼없이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딱 한달만 푹 쉬고 싶어서 직장을 퇴직했다. 

퇴직하고 처음 일주일동안은 다음날에 대한 부담없이 오늘만 사는 것 처럼 사람들 만나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정신없이 보냈다. 그러다 하루는 과음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코피가 났다. 근데 이 코피가 아무리 틀어막고 해도 도통 멈추지 않고 그냥 피가 죽죽 흘러내렸다.

좀 심각하다 싶어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갔다. 사람이 많아서 의사가준 거즈를 막고 거의 1시간 가량을 대기, 피는 계속 나고 있었다. 의사가 심상찮았는지 담당교수에게 연락해서 바로 코속의 혈관을 지져서 간신히 피가 멈췄다.

그 이후로 몇 일 동안 생전없던 빈혈에 시달렸다. 의사는 아니지만 수일 전 피를 너무 많이 쏟아 생긴걸로 생각해서 어차피 쉬는 누워만 있었다. 그러다 집에서 쉬면서 소변보러 화장실을 가려는데 몇미터 안되는 그 거리를 걷기 힘들만큼 힘들어서 기어서 갔다.

 

아... 뭔가 몸이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동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의사선생님께 그간의 일들을 말씀드리고, 평소의 상태를 말씀드렸다. 평소에 고혈압이 좀 있었고 다른데는 문제가 없었다. 의사쌤께서 피검사를 한 번 해보자고 했다. 동네병원이라 피검사하는데 2일 정도 소요되니 2일뒤로 다시 진료 예약을 잡았다. 

그리고 병원에서 집에 돌아오는데, 한 500m되는 거리를 평소면 슬슬 걸어도 5분이면 왔을 거린데, 20분이나 걸렸다. 

한 10m움직이면 몸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걸을수가 없어 계속 길거리에 앉아서 쉬다 걷다를 반복하고 나서야 집에 왔다. 

그리고 계속 집에서 쉬다가, 진료예약한날이 되어서 병원에 갔다. 피검사 결과를 의사쌤께서 말씀해주시는데 갑상선수치가 정상수치보다 좀 낮게 나왔다고 한다. 갑상선 정상수치보다 높으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고, 낮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다.

그때 처음 갑상선 수치도 피검사로 알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더불어 혈압도 좀 많이 높아서 차라리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소견서를 써주셔서 바로 대학병원으로 갔다. 

그제서야 그 몇일간의 피곤함과 힘듬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생기면,

추위를 심하게 많이 타게되고, 만성피로와 의욕등이 없어지고, 식욕은 없어지는데 체중은 증가한다.

그리고 피부와 머리카락이 건조해지게 되고 탈모도 동반될 수 있으며, 우울감이 생기고 기억력이 떨어진다.

그 당시의 나는 갑자기 추위를 많이 탔으며, 몸이 쉽게 지치고, 탈모가 생겼다.

 

대학병원의 내분비내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다행히 갑상선 수치가 정상치와 많이 차이나는 것이 아니라 수술보다는 약물치료를 먼저 해보자는 교수님의 소견으로, 아침에 눈뜨자 마자 한 알을 먹는 '신지록씬'을 처방받았다.

그리고 3개월마다 외래로 진료를 받고 추적관찰을 하고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는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는거라 좀 두렵기도 하기 그랬는데, 지금은 상태도 많이 호전됐고, 약도 열심히 먹고 있어서 완치가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집에서 욕실가기도 힘들었었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 매일 1시간씩 운동도 하고 있으니 많이 좋아진것 같다.

 

혹시나 건강검진등으로 혈액검사를 해서 갑상선 수치에 이상이 있다면, 두려워 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의 내분비내과로 가서 진료를 받으면 된다. 

 

여담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로 생기는 증상중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는데,

제발 탈모만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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